[독서모임] '골골한 청년'(2023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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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3-11-25 12:44 조회 57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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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목요일 저녁 사회건강연구소에서 발간한 ‘골골한 청년들’의 책을 통해 골골한 청년들의 생애를 만났습니다. ‘건강한 몸’ ‘건강한 청년’의 몸이 표준이 된 사회에서 골골한 청년들은 어떻게 아픈 몸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지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허현희(사회건강연구소 연구위원)의 사회로 김미영(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수석연구위원, 숙명여자대학교 가족자원경영학과 강사)강사님과 김향수(사회건강연구소 연구위원, 성공회대 젠더연구소 연구교수)강사님을 모시고 얘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서사와 생애_여정씨의 질병서사와 생애
가족의 사적 책임으로 여겨진 간병으로 커진 가족 스트레스, ‘중졸’ 신분으로 만난 사회, 몸을 고려하지 않는 노동강도와 ‘하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주변 사람들, 질병을 혼자 감내하니 더 아파졌고 질병을 드러내니 오명과 낙인 퇴사로 이어진 이중 구소 경험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만성질환자를 고려하는 제도(차별 금지 및 인식 개선, 병원 검진을 위한 휴가 제도)를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질병 서사와 생애
아서 플랭크의 <몸의 증언> <아픈 몸의 살다>의 책이 번역된 것을 시작으로, 아픈 채 살아갈 때 겪는 배제와 같은 질병 경험에 대한 얘기가 다양한 일상툰으로 그려지면서 이러한 경험에 생생한 목소리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개인의 경험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치료 생리학에서 다룰 수 없는 ‘아픈 존재로서 살아가는 삶’에서의 사회적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단순히 개인의 목소리 자전적인 목소리로만 볼 수 없는 사회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골골한 청년의 노동과 돌봄
청년은 아프지 않을 거라는, 돌봄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이에 아픈 청년은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낮은 수준의 인식, 무지, 부정적 편견을 직면하며 성인 초기 이행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자책감을 가집니다.
노동 부분에서는 반차나 병가를 잘 쓰지 못하고, 아프다고 말하는 순간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되니 자신의 병을 숨길 수 밖에 없는데요. 일터에서 효율성, 생산성, 이윤이 사람의 건강보다 더 우선시되는 현실에서 이들이 부담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산재보상, 병가, 상병수당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보다 먼저 질병에 대한 편견, 건강한 몸을 전제로 하는 사회 인식 변화와 환자 친화적 일터가 필요합니다.
질의응답
Q1 젊은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편견과 달리 아픈 상태로 살고 있는데, 만나셨던 분이 아픈 몸들을 가지게 된 과정이 사회 과정의 변화와 관련이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A1 청년들이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노동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이는 사회 보장이 잘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자산에 기반한 노후 준비인 것입니다. 그러한 부분에서 사회적인 부분들도 함께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2 2030 암환자 자조모임을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보고 있는데 산행모임이거든요. 얘기를 듣다보면 아팠던 애기를 다시 꺼내게 해서 고통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이 그런 불편감과 힘들어하신 것을 느낀 경험이 있으신지요?
A2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의사를 밝힐 정도로 경험을 얘기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셨던 것 같고, 말하고 나니 시원해서 좋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다가가고 인터뷰했고, 선생님께서도 그러실 것일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조심스러웠고 고민이 많았지만, 경험을 언어화함으로써 다른 감정들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참여 모집 후 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연구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기도 하고 힘드실 경우 모든 얘기를 다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했습니다. 특히 가족 안에서의 돌봄 관련한 이야기들은 힘들게 얘기하시더라구요.
Q3 인터뷰를 여러 번 하셨을텐데, 제일 여러 번 만나셨던 분은 얼마나 만나셨는지 궁금합니다.
A3 인터뷰를 1회 하고 추가로 문서로 적고 전화를 하려고 했다. 코로나 첫 시기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아파서 쉬는 시간에) 3-4시간 Zoom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중증이신 분들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 : 덧붙여서 줌으로 했을 때 대면으로 했을 때 나오지 않는 언어들이 나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자 : 사회는 어떻게 개인을 아프게 하는가를 돌봄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나오는 것이 좋은 것 같고 관련 연구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질병에 대한 경험은 겪어본 사람들이 더 많이 아는데, 전문가들이 다 대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자본주의의 효율성 논리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전문지식을 쳐주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것이죠. 아프게 되는 것도 사회 때문에 아픈데, 아프고 난 후에도 돌봄을 잘 받을 수 없는 사회가 되는 것 같다. 완치가 도달하기 힘든 사회에서는 낙오될 수 밖에 없다. 비정상성에 대한 터부, 배제가 존재하는 상황인 것 같다.
Q4 의료화로 인해 연구대상자 분들이 중증 질환에 더하여 adhd 등의 규정된 질병으로 더 고통을 느끼신 경우도 있을까요?
A4 의료화되고 있는 과정이 젊은 여성의 노동을 어떻게 다루는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서비스직에 많이 종사하면서 폭언을 듣고 그 속에서 정신건강이 안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공황장애가 나오는데요. 이에 대안이 없어 이직을 못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인적 자본을 개발할 것을 요구하거나 다른 젊은 여성으로 채웁니다. 사회가 “병리적 정상성”으로 굴리가고 있다는 생각을 전반적으로 했습니다.
Q5 돌봄의 지점들이 질병이 되는 순간 치료의 과정이 된다. 의료와 만나는 지점보다 살아가는 지점들이 더 길 것이다. 이 때 치유실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궁금하고, 일상생활을 가지고 아픈 몸을 가지고 살기 위해서 어떤 돌봄이 있었고 필요한 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5 여정씨의 경우 한부모 가정이었고 돌봄을 하는 어머니가 뛰어다니셔야 했지만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여정씨에게 언어로 표출되었다. 수술하게 되면서 통증이 심하지 않은 기간에 어머니와 분리하며 살아가야겠다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크론병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이를 찾아보려고 노력을 했고, 사회적 인식이 ‘햄버거를 많이 먹어서’와 같은 인식이 많았다. 그래서 식이조절, 운동을 하면서 노력을 많이 하셨다. 이렇듯 자기 돌봄의 배경에는 사회구조적인 부분도 존재했고, 그런 과정들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도 사회적인 인식, 정보의 부재도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 돌봄이 의무 돌봄이 되는 순간 고통이 시작되는 것 같고, 함께 돌봄이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