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은 사람은 없다" 독서모임 (20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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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9-05-03 16:04 조회 2,61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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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책은 임세원 정신과 의사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였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환자가 휘두른 칼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신 임세원 교수의 개인적인 경험을 드러낸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고통 속에서 겪은 우울증, 그에 대한 극복 과정이 잘 나타나 있고, 같은 아픔을 겪으면서 환자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임세원 교수님의 경험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12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참가한 이번 독서모임의 첫 시간은 참가자 각자가 겪었던 아픔과, 우울함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이 경험하는 우울증은 굉장히 다양한 요인과 상황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좌절감부터 시작해서, 적은 수입으로 인한 자괴감, 가까운 사람의 우울증, 자식의 우울증으로 인한 죄책감, 해외 업무에서 입은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질병 등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우울증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방법 중의 하나로 말한 것이, 책에서 말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꼭 뚜렷한 목적이 없더라도, 일상에서 필요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만으로도 우울증이 나아졌다고 경험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피할 수 없는 아픔이나 질병과 같은 첫번째 화살을 맞고나서, 이후에 오는 우울증의 두번째 화살을 피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자신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인식하는 것, 전념하고 싶은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것, 이유가 없는 것에 이유를 찾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등의 방법들을 얘기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면서 공감한 부분은 누구라도 상황이 달라진다면 우울증을 겪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 인권 의식, 또 미국과 캐나다에서 주 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여러가지 살인율과 같은 부정적 수치들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는데 공감하였습니다. 대학교의 과잠(단과대 잠바)을 통한 구분짓기, 강남 비강남 사이의 구분짓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조현병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여론이 너무 공격적이고 자극적으로 조현병을 다루고 있으며, 언론인에 대한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정신의학 내에서 의료체계에 대한 의사들의 근본적인 잘못도 있는데, 개인적인 관점에만 집중된 치료 방법과 정신과 문제들에 대한 의사들의 침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조현병과 관련된 논의는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를 중심으로 놓지 않고, 조현병 환자들이 안전한지에 대한 안전프레임으로 놓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한국 사람들의 화에 관한 이야기, 정신분석과 애착이론의 문제점, (특히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를 어머니의 잘못으로만 돌리는 주장) 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자리였습니다.
끝으로, 이 책은 우울증을 직접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우울증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 주변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