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돌봄 부정의를 확대하고 지탱하는 이주민 차별"(2025 돌봄 공론장: 전환과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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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5-08-26 11:56 조회 2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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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론장 마지막 회인 "돌봄X이주"를 주제로 8월 21일 목요일 오후에 진행되었습니다.

5회차에는 <이주와 인권연구소이한숙 대표님이 돌봄 부정의를 확대하고 지탱하는 이주민 차별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시고참여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돌봄 시장화와 이주 노동자

-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가사근로자는 오랫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1년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그러나 이 법에 따라 권리 보장을 받는 가사근로자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더욱이 가사근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사업은 경제적 편익 분석에 근거한 정책으로공공돌봄 강화를 위해 설립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의 해산과 더불어 돌봄의 시장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특히 서울시 가사사용인 시범사업은 이주노동자와 가구 이용자가 1:1로 직접 계약하는 구조로 운영되면서 가사근로자법과 최저임금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차별적 사업이 되고 있다.

현재 경북·전북·경남·서울시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차별적이고 부당한 계약 조건 때문에 이주 여성 노동자들이 스스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현장에서는 이로 인해 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시 생각해 보는 돌봄의 외주화

이번 논의는 돌봄 외주화에 대한 시각을 한층 확장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기존에 돌봄 외주화는 주로 한국 사회의 돌봄 책임이 이주 여성에게 전가되는 현상으로 설명돼 왔다그러나 이 대표님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 남성이야말로 돌봄 외주화의 실상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장 생산성이 높고 건장하며 건강한 연령대의 남성 노동자에게만 가족 동반 없이 고용을 허가하는 제도는한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돌봄 책임을 외면한 채 오직 노동력으로서의 생산성만을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드러낸다가령어린 시절·노후·질병 등 돌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는 한국 체류가 허용되지 않고돌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생산성 높은 시기에만 체류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고용허가제를 통한 이주 남성 노동자 활용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돌봄 외주화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사회건강연구소의 김영정 연구위원의 사회로 토론이 이루어졌고주요 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질문: 한국의 이주 정책에는 내국인과 평등한 지위에서 사회보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이주민에게 돌봄 등 사회보장을 제공할 경우 예산이 큰 문제가 된다는 연구나 근거가 있는가?

- 답변: 이 문제는 복잡하지만, 사회보장을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이주민 인구의 평균 연령은 훨씬 낮고, 이미 건강한 사람들이 유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책연구소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사회보장을 비용-편익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이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항상 배제될 수밖에 없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혐오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질문: 한국은 장시간 노동이 심한 나라다. 이주 노동자들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하면서 노동권과 건강권뿐 아니라 자기 돌봄 문제까지 겹치는 것 같다. 이주 여성노동자의 경우 화장실 문제, 열사병, 더운 숙소에서의 생활 고충을 이야기했다. 고용허가제로 와도 건강검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건강한 상태로 입국했더라도 단순히 데려와서 쓰고 나가라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 답변: 돌봄 문제를 이주·젠더·노동과 연결해 보면, 이주노동자들의 일이 단순 노동으로 취급되지만 실제로는 결코 단순하지 않고 사회가 이를 값싼 노동으로만 여기는 것이 문제다. 건강보험도 본래는 직장·지역 가입 구분을 없애고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며 보장성을 강화하려 했지만, 이주민 차별과 혐오가 공론화되면서 이런 개혁 논의가 모두 사라졌다. 결국 이주민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이 돌봄·노동권·건강권 논의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 질문: 돌봄 문제를 젠더, 장애, 이주와 함께 보면, 이주노동자의 노동이 결코 단순하지 않음에도 사회가 이를 저임금 노동으로만 취급하는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 제도도 본래 사회적 연대에서 시작했지만, 이주민 차별과 혐오가 공론화되면서 개혁 논의가 사라지고, 다른 사회적 안전망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국 노동권, 건강권, 자기 돌봄 문제까지 위축되며, 이주민을 단순 노동력으로만 상상하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답변: 현재 한국의 이주 정책은 법무부 중심으로 관리하려는 사고에서 출발한다. 결혼 이민자 비자도 초기에는 결혼·출산·이혼 등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후 새로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비자를 하나씩 추가하면서 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 이 때문에 한국의 비자 체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무부는 권한과 자신감이 강하지만, 전체 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정하지 못해 근본적 개선이 어렵다. 결국 이주 정책의 효율성과 이주민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법무부 중심 관리 사고를 넘어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질문: 한국의 비자 제도가 매우 후진적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한국은 인구 감소로 인해 이주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떤 이민 정책의 변화를 꾀해야 할까?

- 답변: 현재 이주 정책은 이주민이 정착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이민 정책이란 단순히 일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일하고, 언젠가 은퇴하고 늙고 죽는 삶의 전 과정을 고려해 설계돼야 한다. 그러려면 출생 등록부터 사망 등록까지 모두 바뀌어야 한다. 결국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차원을 넘어, 이주민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노동권을 보장받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한숙 대표님은 활동가이자 연구자로서, 현장 경험에서 오는 통찰을 바탕으로 이주와 돌봄 문제를 젠더, 인종, 계급이 교차하는 이슈로 확장해 설명해주셨습니다. 강의를 통해 돌봄과 이주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주신 이한숙 대표님과 참여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