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포럼 2] "이주노동자의 화상 경험과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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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4-04-13 21:20 조회 39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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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2024년 사회건강연구소의 두 번째 포럼으로, 이주연 박사님께서 zoom으로 발표해주시고 정진주 박사님께서 사회를 봐주셨습니다. 이주노동자의 화상은 한국 전체 노동자보다 8배 이상 자주 보고됩니다. 일터에서 왜 화상을 입는지, 이후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살펴보고, 특히 이주노동자로서 갖는 어려움을 검토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포럼입니다.
한국 내 이주민의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전 국민의 5%에 달할 정도입니다. 이주 노동자의 경우 전체 취업 정규직 노동자의 4.8%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와 정주민 노동자가 여러 부분에서 구분이 됩니다. 기업 규모 별 노동자의 분포를 살펴보면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과반수가 이주 노동자인 반면,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정주 노동자가 대부분입니다. 업종으로 보면 제조업 공장의 70% 이상이 이주 노동자가 이를 메워주고, 농림업과 같은 1차 산업에서 이주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업의 경우 연근의 어선원의 70% 이상이 이주 어선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정에 비해 이주 노동자에 대한 연구나 고민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사상 중 자주 발생하는 손상 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노동자에서는 화상 유형의 분율이 1%도 되지 않는 반면, 이주 노동자에서는 약 5% 정도 차지합니다. 또한 여성 이주 노동자의 화상 분율이 남성에 비해서 많이 높은 젠더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화상은 중요한 보건학적 지표인데, 그 결과가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개인에게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인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업무 복귀율이 낮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가는 손상 위험입니다.
업무상 화상은 일터에서 입은 화상을 뜻합니다. 업무상 화상의 경우 비업무상 화상에 비해서 1년 후 실직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2배 더 높다는 미국 연구 결과로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선행 연구에서는 이주민의 화상 위험이 정주민에 비해서 1.9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또, 이주 노동자의 화상의 빈도가 높고, 화상 발생 시 중증 화상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화상 역학 연구의 결과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주 노동자의 안전 감독 부족과 안전 확보의 어려움이 화상 발생을 일으키는데, 긴 노동시간, 뜨거운 계란 틀과 같은 위험한 환경을 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불충분한 안전 교육도 원인인데, 화상의 위험이 높은 작업장이지만 안전 물품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이주 노동자의 언어가 아닌 제스처로 설명해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치에 있지만, 사업주나 매니저들에게는 해고의 위험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출국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주 노동자 화상의 특성에는 응급처치의 부족, 치료 시작의 지연으로 중증도가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선원의 경우에는 먼 바다로 나가서 일하기 때문에, 치료 시설까지의 이동 거리가 멀고, 의료 시설까지 일반 차량을 사용하여, 응급처치가 불가능합니다. 감염과 관련하여 사망에 이를 수도 있고, 치료비가 높고, 이후 비후성 반흔(떡살)이 생기면 관절 구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근무 복귀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트라우마와 관련된 정신 건강의 우선순위가 낮은데, 이에는 정신 건강에 대한 낮은 인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연구 대상 7명 중 세 분만이 정신과 의사와 얘기를 나눴지만 이 또한 치료보다는 처방을 받기 위해서였고,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번역기로 상담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화상을 입은 이후에는 사용했던 기계나 기계가 있는 공간에 가지 않고 싶겠죠. 하지만 일반 고용법제 이주 노동자의 경우 사업장 이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 부분이 수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화상 치료 이후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악순환이 되는데, 산재보상보험에 대해 모르시는 이주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비후성 반흔의 치료 초기에는 한 달에 약 100만원의 치료비가 필요하고, 어선원의 경우에는 산재 연결된 산재 전문 화상 병원이 부족하고 보상 범위도 협소하고 보상액도 적습니다. 이러한 경우 불충분한 보상이 또 다른 이주 노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동포 이주 노동자의 경우에는 언어 등 더 나은 조건을 갖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손보험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하는 심리 재호라 프로그램인 희망 찾기 프로그램을 이용하시기도 합니다. 이와 대비되어 일반 고용허가제 이주 노동자나 선원 이주 노동자의 경우 언어 등의 이유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장의 안전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근본적으로 종속적 고용 체계 변화도 필요하구요. 또한 화상의 경우 중증도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앰블런스를 이용해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신 건강에 대해서 지원을 위해 적어도 1회 이상의 통역 지원이 필요하고, 산재보상보험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적어도 모든 고용허가제 국가의 언어로 안내서를 제작해서 배포해야 합니다.
[질의응답]
Q1. 통역의 경우 발화 시점부터 증발해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라포 형성이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서로 의미 전달을 잘 하면서 연구를 이끄셨을 지요?
A1. 인터뷰를 최소 한 명당 두 번 이상 하였습니다. 처음에 연락을 드릴 때 만나 뵐 약속을 하고, 통역 필요 여부를 여쭙고 통역을 구한 후에 한 번 뵈었습니다. 말씀하신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역 없이 한 번 뵙기도 하구요. 통역을 할 때는, 중요한 질문들을 미리 전달드리고, 비밀 유지 당부를 드렸습니다. 혹시 참여자들께 통역으로 만나보셨던 편한 분이 있으시면 소개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동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통역가분들이 많으셔서, 그 부분보다는 이주 노동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을 통역으로 모셔서 진행했습니다.
Q2. 이주민이나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연구할 때 어려움이나, 연구의 팁 또는 라포 형성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실까요?
A2. 일단 만나 뵐 분들은 트라우마를 겪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이주 노동자, 트라우마 생존자라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트라우마 위기 상담과 심리적 응급처치 교육도 따로 받았고, 트라우마 기억이 다시 나지 않도록 하고 만약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기관에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했습니다.
A2-1. 덧붙이면 통역을 요약해서 해주시지 말고, 말씀하신 그대로 전달해주시길 부탁드렸는데, 그 부분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3. 어선원분의 화상 경위가 궁금합니다. 폭발에 의한 화상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사건이었는지요?
A3. 어선원 분들은 4시간 잠을 자고 또 일을 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말씀드렸던 사건의 경우에는 배 뒷부분의 물건을 쌓아 둔 부분에서 화재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연기가 선실로 들어와서 다른 노동자와 함께 나갔다가 폭발에 의해서 화상을 입으셨다고 했습니다. 큰 배의 경우 멸치 같은 어종은 잡자마자 배에서 삶기도 하는데, 그 불로 인해서 화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십니다.
Q4. 화상 경험에 있어서 성차가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관련된 요인이라고 짐작되는 점이 있으실까요?
A4. 7분 밖에 뵙지 못했기 때문에 짐작만 할 수 있었습니다. 일터의 특징상 화상 위험이 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요양보호사, 간병인, 육아 도우미의 경우 일반 가정 공간이 사업장일 수 있는데 열탕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여러 군데에 가셔서 일을 하시기 때문에 사업장이 자주 바뀌는 환경이 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반 작업장의 경우에도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게 되니, 페이스를 놓쳤을 때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 생각듭니다.
Q5. 이주노동자의 화상 예방을 위해 단시간에 바로 할 수 있는 것과,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A5. 전반적으로 현실성을 염두에 두고 한 제언들이라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정말 간단하게는 산재 보상 신청 시 통역 제공(현재는 8개 국가만 제공하고 있음)이 있겠습니다. 어선원의 경우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않아 보상 범위가 낮게 측정 되는데 이러한 부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원천적으로는 화상이 발생되지 않게 해야 할텐데, 그러한 환경을 구축하고, 위험이 있다면 이를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